9월은 여름의 열기가 잦아들고,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은 선선하고, 하늘은 높고 푸르며, 섬을 걷기에 딱 좋은 시간들이 시작됩니다. 무더위가 지나간 섬에는 한적한 고요와 자연의 깊은 호흡이 남아 있어,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주죠. 이번 글에서는 9월, 가을 문턱에서 걷기 좋은 국내 섬 여행 코스 5곳을 소개합니다. 바다를 따라 걷고, 바람을 느끼며, 풍경 속에 나를 잠시 놓아둘 수 있는 섬길들을 만나보세요.
1. 충남 보령 ‘외연도’ – 해송 숲길과 등대가 있는 고요한 섬
외연도는 보령항에서 배로 약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서해의 조용한 섬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 더욱 순수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특히 9월에는 해송 숲길을 따라 걷기에 최적의 계절입니다. 해안길을 따라 이어지는 오솔길은 걸음마다 솔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고, 오래된 등대에 다다르면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을 배경으로 가을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섬은 작지만 걷는 길이 다양해, 2~3시간 가량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 좋습니다. 관광객이 적어 조용히 걷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섬입니다. 또한 9월 초엔 아직 해산물도 풍성하고, 저녁에는 붉은 석양이 온 바다를 물들입니다. 외연도는 자연에 기대어 걷고 싶은 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가을 선물이 되어줄 것입니다.
2. 전남 여수 ‘낭도’ – 조용한 섬마을 따라 걷는 가을의 길
낭도는 여수 돌산읍에서 출발해 배로 20분이면 도착하는 작은 섬입니다. 마을이 크지 않고, 섬 전체를 걷는 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9월의 낭도는 가을볕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논과 밭은 추수 전의 풍성함으로 물들며, 바닷길은 잔잔하게 열려 있습니다. 특히 낭도 해안일주도로는 자전거나 도보 여행자에게도 인기 있는 코스로,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은 고요한 호흡과 함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줍니다. 관광지화가 덜 되어 있는 덕분에 상업적인 기운이 없고, 섬 고유의 여유가 가득해 ‘걷는 여행자’들에게 매우 사랑받는 곳입니다. 혼자 걷거나, 둘이 나란히 걸으며 대화하기에 아주 좋은 섬입니다.
3. 전북 군산 ‘무녀도’ – 새만금방조제 옆 걷기 좋은 섬
무녀도는 군산과 새만금방조제로 연결되어 차량으로도 진입할 수 있는 작은 섬입니다. 그 덕분에 접근성이 뛰어나며,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섬 주변을 따라 이어진 ‘무녀도 둘레길’은 9월의 맑은 하늘과 바다, 바람을 느끼며 걷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도보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곳곳에 벤치와 전망 포인트가 잘 마련되어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히 방조제와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탁 트인 바다와 농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일몰 시간이 가까워지면 붉게 물드는 하늘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고요한 풍경을 누리고 싶다면 무녀도는 아주 훌륭한 선택입니다.
4. 인천 옹진 ‘이작도’ – 바다 위 섬에서 만나는 가을의 낭만
이작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약 1시간 30분 거리의 섬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숨은 힐링 여행지로 부상한 곳입니다. 특히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이면 바닷바람이 한층 부드러워지고, 해안선을 따라 걷는 산책길의 풍경이 일품입니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는 썰물 때 연결되는 바닷길 덕분에 독특한 지형을 체험할 수 있으며, 그 위를 걷는 경험은 가을 여행의 특별한 추억이 되어줍니다. 해수욕장이 아닌 섬 본연의 정취를 즐기고 싶다면, 해안길을 따라 걷다가 마을 골목 사이를 지나보고, 조용한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머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이작도는 감성적인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할 만한 섬입니다.
5. 경남 통영 ‘연대도’ – 예술과 자연이 만나는 걷는 섬
통영에는 섬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연대도’는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걷기 좋은 섬으로 손꼽힙니다. 통영항에서 약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 섬은 예술 프로젝트를 통해 섬 곳곳이 감성적인 조형물과 벽화로 꾸며져 있어, 걷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9월에는 바람이 선선하고, 파란 하늘 아래 걷기에 딱 좋습니다. 섬 내 데크길과 마을 골목길은 짧지만 인상 깊은 풍경을 담고 있으며, 특히 섬 끝자락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은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합니다. 바다, 예술, 걷기, 세 가지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연대도는 주말 한나절 소풍으로도, 1박 2일 힐링 여행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9월의 섬은 여름처럼 뜨겁지도 않고, 겨울처럼 쓸쓸하지도 않습니다. 바람은 부드럽고, 햇살은 따뜻하며, 모든 풍경이 말없이 위로를 건네는 시기입니다. 걷는다는 건 어쩌면 마음의 속도를 되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9월, 섬길 위에서 계절과 함께 천천히 걸어보세요. 바다가 들려주는 고요한 음악과 함께, 당신만의 여행이 시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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