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학생이 가기 딱 좋은 배낭여행 루트와 현실 팁
대학생 때 한 번쯤은 꿈꾸는 유럽 배낭여행. 많은 사람이 ‘언젠가’ 떠나겠다고 말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시간도, 돈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이 글을 통해 여러분에게 진짜 대학생다운 방식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즐기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할 수 있는 루트와 팁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화려한 광고나 비현실적인 일정 대신, 경험자 입장에서 실제 도움이 되었던 루트와 그 과정에서 느꼈던 따뜻한 순간들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현실적인 예산과 준비 과정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건 예산입니다. 특히 대학생 신분에서는 돈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철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저는 약 두 달 간의 여행을 위해 총 350만 원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를 통해 80만 원 정도에 왕복으로 예약했고, 나머지는 유레일패스, 숙소, 식비, 현지 교통비 등에 사용했죠. 짐을 쌀 때도 중요합니다. 짐이 많으면 이동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개인 위생용품, 옷 5벌 정도, 세탁 가능한 간편한 속옷류, 그리고 필수 약품과 보조배터리 정도면 충분합니다. 또한 각국의 입국 요건, 환율, 비상연락처 등을 미리 정리해두는 게 좋습니다. 여행지의 언어를 몰라도 문제는 없습니다. 기본적인 영어 회화와 구글 번역만으로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했습니다. 중요한 건 ‘준비한 만큼 안심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장 추천하는 루트와 일정 짜기
유럽은 나라마다 문화와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단순히 유명한 도시만 찍고 다니기에는 아쉬움이 큽니다. 제가 추천하는 루트는 이렇습니다: 프랑스 파리 → 벨기에 브뤼셀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독일 베를린 → 체코 프라하 → 오스트리아 비엔나 → 이탈리아 로마 이 루트는 대중교통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어 유레일패스를 이용하면 비용도 절약되고 이동도 편리합니다. 각 도시에서 최소 2~3일은 머무르며 여유롭게 둘러보는 걸 추천합니다. 일정을 짤 땐 하루에 2~3곳 정도의 명소만 넣고, 나머지 시간은 골목을 걷거나 현지 시장을 둘러보는 식으로 여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여행이 ‘스케줄 소화’가 아닌 ‘경험’으로 남습니다. 특히 프라하에서의 야경, 비엔나의 음악회, 로마의 골목길은 저에게 평생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저렴하고 따뜻한 숙소 고르는 법
배낭여행에서 숙소는 하루를 정리하는 아주 중요한 공간입니다. 저는 무조건 저렴한 곳보다는 ‘리뷰가 좋은 저렴한 숙소’를 선택했습니다. 유럽에는 대학생 여행자들을 위한 호스텔이 잘 되어 있어서, 1박에 20~30유로 정도면 숙박이 가능합니다. 호스텔월드(hostelworld.com)나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하면 실제 이용자 리뷰를 확인할 수 있고, 호스트의 친절도, 청결,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요. 기억에 남는 곳은 암스테르담의 운하 근처에 있던 작은 호스텔인데, 주방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직접 요리도 해먹을 수 있었고, 각국 여행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구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쩌면 이런 따뜻한 순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의 외로움과 자유
많은 대학생이 혼자 유럽 배낭여행을 망설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외롭고 무섭고, 누가 도와줄 수도 없다는 생각에 불안했죠. 그런데 막상 떠나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자유와 성장은 그 어떤 것보다 값졌습니다. 혼자라는 건, 내가 보고 싶은 걸 보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머무르고 싶은 만큼 머무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베를린의 미술관에서 몇 시간을 혼자 보냈던 기억, 체코의 골목에서 길을 잃고 들렀던 작은 카페, 이탈리아 로마에서 아무도 없는 아침의 콜로세움을 바라보며 먹던 크루아상 하나까지, 혼자니까 가능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외로움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그럴 땐 한국인 여행자 커뮤니티에서 함께 식사할 사람을 찾아보거나,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결국 혼자 떠나는 여행은 ‘내 안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더군요.
여행 후, 삶에 남은 변화들
여행이 끝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느꼈던 감정은 두 가지였습니다. ‘그립다’ 그리고 ‘변했다’. 유럽의 낯선 거리에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졌던 그 모든 순간들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게 되었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걸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생활, 아르바이트, 과제 속에서 반복되던 일상이 이제는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습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혼자서도 괜찮다는 자신감. 이 모든 것이 유럽 여행이 제게 남긴 선물입니다.
대학생 시절의 유럽 배낭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경험입니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진심 어린 준비, 그리고 낯선 순간을 받아들이는 여유가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기억’으로만 남는 유럽 여행, 당신은 직접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