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4박 6일 힐링&액티비티 여행기. 바다, 마사지, 그리고 나
가끔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휴가를 요청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망설이지 않고 바다로 향해야 한다는 걸, 저는 이번 푸켓 여행에서 다시금 느꼈습니다. 4박 6일.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 진짜 쉼과 깊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기를 통해 누군가에게도 그 쉼이 전해지길 바랍니다.
1. 첫인상 – 공항에서 숙소까지, 푸켓의 따뜻한 공기
푸켓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건 ‘공기’입니다. 뜨겁지만 살결을 부드럽게 감싸는 그 공기는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어요. 입국 심사는 빠른 편이었고,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차량을 타고 빠통비치로 향했습니다. 첫날 숙소는 빠통 중심가에 위치한 부티크 호텔이었는데, 체크인하고 루프탑에서 바라본 바다가 정말 근사했죠. 늦은 오후엔 빠통 해변을 걸으며 해질녘의 석양을 봤습니다. 여느 리조트보다도 그 해변의 일몰이 더 고급스러웠어요. 저녁엔 방라로드 거리의 활기를 느끼며 가볍게 맥주 한 잔. 여행 첫날, 푸켓은 ‘낯설지 않음’이라는 따뜻함으로 저를 맞이했습니다.
2. 둘째 날 – 피피섬 데이투어, 그림 엽서 속을 걷다
둘째 날은 푸켓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피피섬 데이투어에 참가했습니다. 호텔 픽업 후 약 1시간 30분 보트를 타고 이동했는데, 바다의 색이 진심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에메랄드빛이었습니다. 첫 도착지는 마야베이. 영화 <더 비치>의 촬영지이기도 하죠. 지금은 환경 보호로 인해 수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모래사장을 걷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 그다음은 스노클링 포인트. 얕은 바닷속에서도 물고기떼를 볼 수 있었고, 가이드가 나눠준 간식으로 물고기를 가까이 유인할 수 있었죠. 점심은 작은 섬 리조트에서 뷔페로 제공되는데, 맛은 평범하지만 풍경이 모든 걸 덮습니다. 하루 종일 배를 타고 바다를 다니다 보면 지치기도 하지만, 그 바람과 물소리, 햇빛이 다 같이 마음속에 오래 남더군요. 피피섬은 그 자체로 ‘휴식’이었고, 여행이라는 단어의 가장 기본적인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3. 셋째 날 – 마사지와 카타비치, 천천히 흐르는 하루
전날 투어로 지친 몸을 풀기 위해 셋째 날은 일정 없이 숙소에서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오전엔 푸켓에서 유명한 ‘Let’s Relax Spa’를 예약해 아로마 전신 마사지를 받았어요. 마사지사의 손길은 정중하면서도 섬세했고, 음악과 향기, 차가워진 수건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습니다. 오후엔 조용한 분위기의 카타비치로 이동했습니다. 빠통보다 훨씬 한적하고 잔잔한 해변이었어요. 모래 위에 앉아 책을 읽고, 중간중간 물에 발만 담그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서 머물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근처 로컬 식당에서 먹은 똠얌꿍과 팟타이는 진하고 강렬한 맛이었고, 역시 여행지에서의 음식은 몸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타에서의 하루는 마치 ‘느림’이라는 단어 하나로 요약될 수 있었죠.
4. 넷째 날 – 빅부다와 구시가지, 푸켓의 속살을 걷다
푸켓은 바다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넷째 날은 섬의 남쪽으로 향해 ‘빅부다’를 보러 갔습니다. 거대한 하얀 불상은 마치 하늘과 하나가 된 듯한 위엄이 있었고,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푸켓 전경은 그 자체로 감탄이었어요. 오후엔 푸켓 타운으로 향했습니다. ‘올드타운’이라 불리는 구시가지는 컬러풀한 페라나칸 스타일 건물들과 감성 카페들로 가득했어요. 골목마다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 많고, 커피도 수준급입니다. ‘The Feelsion Café’는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야시장이 열리는 날이라면 푸켓 타운 야시장도 함께 둘러보세요.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훌륭한 로컬 푸드들이 가득합니다. 구운 바나나, 과일 스무디, 시푸드 꼬치 등 소소한 행복이 넘치는 공간이죠. 바다에서 벗어나 만난 푸켓의 속살은 의외로 더 진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5. 마지막 날 – 다시 일상으로, 그러나 조금은 느슨하게
돌아오는 비행기는 새벽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날 오후까지 호텔에서 여유를 부렸습니다. 수영장을 느긋하게 즐기고, 체크아웃 후 근처 마사지 샵에서 발 마사지를 받으며 하루를 마무리했죠. 푸켓은 그저 ‘휴양지’로만 알려져 있지만, 직접 다녀오니 그 안에 얼마나 다양한 얼굴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때론 활기차고, 때론 조용하고, 음식은 풍부하고, 사람들은 밝고 친절합니다. 무엇보다 ‘나를 조금 느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는 곳이에요. 바다와 햇빛, 마사지와 음식, 그리고 따뜻한 미소들. 그 모든 기억들이 가방 안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담겨 귀국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며도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요. 당신에게도 푸켓은 그런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진짜 여행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해주는, 그런 장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