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3박 5일 감성 여행기. 맛과 쉼이 있는 베트남 중부 이야기

다낭 3박 5일 감성 여행기. 맛과 쉼이 있는 베트남 중부 이야기

 

 

 

베트남 중부의 바닷가 도시, 다낭. 한때는 그냥 패키지로 다녀오는 관광지쯤으로만 생각했지만, 이번 3박 5일의 여행은 그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바다는 깊고, 음식은 풍부하며, 사람들은 따뜻했어요. 이번 글은 짧지만 깊었던 저의 다낭 여행기를 나누는 기록입니다. 혼자, 혹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첫인상 – 공항에서 시내까지, 그랩 첫 경험

다낭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느낀 건 ‘습도’였습니다. 베트남 특유의 뜨겁고 눅눅한 공기가 코를 찔렀지만, 마음만은 설레었죠. 환전은 미리 한국에서 일부 하고, 공항에서는 최소한만 환전했습니다. 시내로는 ‘그랩(Grab)’을 이용했는데, 설치와 이용이 간편하고 요금도 정찰제로 합리적이었습니다. 택시보다 훨씬 안심되고 기사님들도 친절했어요. 숙소는 미케 해변 근처 부티크 호텔이었고, 체크인 후 루프탑 수영장에서 바라본 바다는 여행의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했습니다.

2. 둘째 날 – 바나힐 & 골든브릿지, 그리고 초현실적 풍경

이날은 다낭의 랜드마크 ‘바나힐’에 다녀왔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안개 낀 유럽 마을이 펼쳐지죠. 가장 유명한 건 거대한 손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골든 브릿지’.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웅장했고,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나힐은 테마파크 느낌도 있지만, 날씨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요. 저희는 흐린 날에 올라가서 분위기 있는 사진을 많이 건졌습니다. 다만 걸을 땐 고산지대라 기온 차이가 있어 얇은 겉옷은 필수입니다. 오후 늦게 내려와서는 ‘한강 야시장’을 들렀는데, 다양한 먹거리와 수공예품, 길거리 공연이 어우러져 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3. 셋째 날 – 호이안으로 당일치기, 등불과 감성의 도시

다낭에서 차량으로 40분 정도 이동하면 호이안이라는 마법 같은 도시가 나옵니다. 낮에는 고즈넉한 옛 마을이고, 밤에는 형형색색 등불이 빛나는 환상적인 장소로 변신하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이유가 있어요. 거리 곳곳에 감성 카페와 베트남 특유의 식당이 있고, 기념품 상점에서는 예쁜 수공예품들이 가득합니다. 저는 ‘콩카페’ 루프탑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하루를 정리했는데, 그 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밤에는 호이안 리버보트에 올라 등불을 띄웠습니다. 조용히 소원을 빌며 강물 위로 흘려보내는 그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여행은 이런 순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4. 넷째 날 – 미케 해변과 마사지를 천천히 즐기다

이번 여행의 키워드는 ‘쉼’이었습니다. 그래서 넷째 날은 숙소 근처 미케 비치에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길게 늘어진 해안선을 따라 조깅을 하거나 해변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고, 저도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비우는 시간을 가졌죠. 점심 후엔 마사지 샵 ‘Furama Spa’를 예약했습니다. 90분짜리 아로마 전신 마사지를 받았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았어요. 베트남은 마사지의 천국입니다. 시끄럽지 않고, 직원들도 정중하고, 분위기도 편안해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풀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녁은 현지인 추천으로 간 ‘Apsara’라는 전통 음식점에서 즐겼는데, 생선 커리와 쌀국수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밤이기에 천천히, 깊이, 조용히 보내고 싶었고 그 바람이 그대로 실현된 하루였습니다.

5. 돌아오는 날 – 짧은 시간이지만 가볍지 않았던 여행

돌아오는 날 아침엔 호텔 조식을 천천히 먹고, 발코니에 앉아 마지막 바다 풍경을 오래 바라봤습니다. 여행이 짧았지만 그 감정은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낭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여행자의 마음이 더 깊게 머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맛있는 음식, 편안한 거리, 환한 미소의 사람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 ‘언제 또 가고 싶다’가 아니라, ‘내가 조용히 쉬고 싶을 때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낭은 그런 도시였습니다. 여러분도 다낭에서, 잠시 멈추는 법을 배워보시길 바랍니다.